우화, 자전거 타는 남자 episode-4 (2019.10.26 - 11. 08 / Art Space128 in Daejeon)
“해 질 녘, 남자는 늘 같은 곳을 지났다. 지친 몸을 자전거에 싣고 물이 빠진 갯바닥 위에서 페달을 굴렸다.
끈적끈적한 갯바닥은 몇 번이고 자전거 바퀴를 집어삼켰다.
남자는 발에 힘을 주고 무거운 페달을, 갯바닥을 밟았다. 거센 찬바람이 온몸을 때려도 멈추는 법이 없었다.
남자가 향하는 곳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오는지 아는 이도 없었다.
그는 마치 시간으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것 같기도, 시간을 움켜쥐려는 것 같기도, 시간을 가르는 것 같기도 했다."
짧은 이야기 ‘자전거 타는 남자’는 한 남자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모호한 행동이 초래하는 사건들을 쫓는 여정이다.
한 남자가 늘 같은 시간에 갯벌을 가로지른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그 자는 비척거리며 푹푹 빠지는 갯벌을 지난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알 수 없는 남자의 행동은 일순간 사람들의 눈과 귀를 통해 전해지면서 어느 순간엔가 그들은 마법의 향에라도 전염된 듯,
뜻 모를 행동들을 이어나간다.
그들의 기이한 행동에는 어떤 이유나 목적을 찾을 수 없었고 마치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한 행동을 연상하게해서 천진함마저 불러 일으켰다.
끝내는 많은 이들이 죽음에 이르는 순간을 맞이하지만 누구하나 두려움이나 절망에 사로잡히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충만함으로 가득차서 기꺼이 죽음을 맞이한다.
단편은 세상과 삶 속에 얽혀있는 불완전한 인간의 믿음, 부조리함과 모순적인 진실에 관한 짧은 우화다.
A fable, A man riding a bicycle episode-4
"At sunset, the man always passed through the same place. Carrying his tired body on the
bicycle, he pedaled with heavy pressure on his feet across the drained tidal flat. The sticky
mud repeatedly swallowed the bicycle wheel. Despite the fierce cold wind hitting his whole
body, it did not deter him.
No one knew where the man was headed, nor where he came from.
He seemed as if he was trying to escape from time, to grasp it, to divide it."
The short story 'The Man Riding a Bicycle' is a journey of a man chasing events that were
caused by his inexplicable and ambiguous actions. A man crosses the mud at the same time
every day. Regardless of the weather; raining or snowing, he stumbles through the muddy
tidal flat.
The daily repetition of the man's unknown actions, somehow transmitted through other
people's eyes and ears, eventually spreading like a contagious magic, they continued to
follow the unexplainable behaviors. Their bizarre actions couldn't be reasoned or
understood, eliciting a child's naive actions, bringing out a sense of innocence.
Ultimately, there were many encountering moments leading to death, yet none were
captured by fear or despair. Instead, they embraced their death willingly, filled with fulfillment.
This short tale is a brief story about the imperfection in human faith, ridiculousness, and
contradictory truth entangled in our world and life.